여름 휴가

이제 아이들이 많이 커서 남쪽 끝에 있는 거제도로 자동차 여행을 시도할 수 있었다. 긴 이동 시간에도 군말없이 잘 버텨준 아이들이 대견스럽다.

일본에만 폭우를 뿌리며 좀처럼 북상하지 않던 장마전선이 여지없이 우리 가족 여름 휴가에 맞춰서 올라온다는 일기예보를 듣고는 많이 걱정했다. 다행스럽게도 이튿날에만 살짝 비를 뿌려서 별 지장 없이 2박 3일의 일정을 잘 보내고 왔다.

일기예보상으로는 첫 날만 비가 안온다고해서 차로 5시간 이동을 하자마자 외도행 유람선에 올랐는데, 밖에 나가지 못하고 해금강을 선실 내에서만 관람해야 할 정도로 파도가 높아서 두 아이들은 모두 배멀미를 하고야 말았다. 어려움 끝에 도착한 외도는 예전부터 정말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1시간 30분 정도 돌아보면서 설립자인 고 이창호 박사님에게 존경심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이 외딴 섬에 어떻게 이런 세상을… 관람 내내 감탄을 금치 못하였다.

대명리조트 거제 마리나는 지은지 얼마 되지 않은 듯 전체적으로 말끔하고 흠 잡을 데가 없었다. 오션월드와 비할 정도의 규모는 아니지만 오션베이는 나름 아기자기하고 아이들과 하루종일 즐겁게 놀기에 충분했다.

아직은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되지 않아서인지 리조트 내부도 한산했고, 바람의 언덕에도 사람이 얼마 없어서 사진찍기 정말 좋았다. 대명리조트에서 바람의 언덕 가는 길 까지 길이 많이 꼬불거린다고 사전정보를 입수하기는 했지만 예상보다 더 꼬불거려서 아이들이 약간 힘들어 했다.

거제도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는 단연 조선소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조선소의 엄청난 규모를 직접 보여주고 싶었는데, 요새 조선 경기가 좋지 않아서인지 삼성중공업은 약 3년 전 부터 투어 프로그램이 없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대우조선해양 투어 프로그램을 예약했지만 최소 인원이 충족되지 않아서 투어가 불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아쉽다.

어쩌면 이곳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살고 있을 수도 있는 섬이라서 그런지 많이 낯선 느낌이 들지 않는다. 부디 조선 경기가 다시 살아나서 섬 전체가 예전처럼 활기를 찾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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