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한 코딩 열풍

어제 RoboUniverse & VR Summit 2017 Coding The Future에서 발표를 했다. 예상보다 들으러 온 사람들이 많아서 놀랐다.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부모들이 많이 온 것에 또 한번 놀랐다. 자녀의 코딩 교육에 관심이 매우 많았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사설 학원의 학부모 대상 설명회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학부모 외에 대학생, 회사원 분들도 질문을 많이 했는데 코딩 열풍이 무언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들 코딩이라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고 짓눌려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코딩을 못하면 미래 사회에서 살아남지 못할거라는 모호한 공포감을 조성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로잡혀 있는 듯 했다. “코딩이 뭔지도 모르겠고 그다지 관심도 없는데, 안하면 안된다고 해서 시작을 하긴 했는데 이게 어디다 쓰는건지도 모르겠고 왜 해야하는지 이해도 안간다.”가 주된 질문 내용이었다. 그들에게 이미 코딩이라는 것은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어있었다. 인간은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무언가가 나에게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을 때 그 대상에게 공포감을 느낀다. 이러한 공포감이 조성될 때 이득을 가지는 집단은 학원 밖에 없다. “하기 싫으면 안하면 된다. 모두가 코딩을 잘 할 필요는 없다. 단지 높은 연봉과 좋은 직업을 얻고 싶어서 막연히 코딩을 배우는 것이라면, 코딩 보다는 중국어를 배우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코딩은 목적이 아니고 수단이다. 무엇을 하고 싶어서 코딩을 배우는 지를 먼저 생각해보라.”는 식의 답변을 해주었는데 어느정도 공감을 얻었는지는 모르겠다. 한국 사회에서는 무언가 주목을 받으면 본질은 훼손된 채로 이상하게 변형되어 양상이 전개되는 측면이 있는데, 코딩 또한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 안타깝다. 최소한 초등학생들 만이라도 즐기면서 시작할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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